넌 바보다
씹던 껌을 아무데나 퉤, 뱉지 못하고
종이에 싸서 쓰레기통으로 달려가는
너는 참 바보다.
개구멍으로 쏙 빠져나가면 금방일 것을
비잉 돌아 교문으로 다니는
너는 참 바보다.
얼굴에 검댕 칠을 한 연탄장수 아저씨한테
쓸게없이 꾸벅, 인사하는
너는 참 바보다.
호랑이 선생님이 전근 가신다고
계집애들도 흘리지 않는 눈물을 찔끔거리는
너는 참 바보다.
그까짓 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
민들레 앞에 쪼그리고 앉아 한참 바라보는
너는 참 바보다.
눈을 동그랗게 뜨고 머리를 끄덕여 주는
너는 참 바보다.
바보라고 불러도 화내지 않고
씨익 웃어 버리고 마는 너는
정말 정말 바보다.
-그럼, 난 뭐냐?
그런 네가 좋아서 그림자처럼
네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
나는?
1. 핵심정리
1) '너는 참 바보다.'의 의미
본문 내용을 보면 착하고 예의바른 학생을 왜 바보라고 표현했을까요? 반어법이죠. 반어법을 왜 쓰냐고요? 인상깊게 표현이 가능하잖아요. 지각한 학생에게 '왜 이렇게 늦게 왔어'라고 화 내는 것보다 '아주 잘하는 짓이다' 라고 하는게 더 팍 꽂히는 뭔가가 있죠? 여기서도 넌 '너무 착하고 좋은 친구야.' 라고 표현하는 것보다 '너는 참 바보다' 라는 표현이 더 와닿는 부분이 있다는거죠. 한 마디로 '너는 참 바보다=너는 정직하고 따뜻하고 순수한 아이다'
2) '너는 참 바보다.'의 반복
시에서 반복하면 뭐다? '강조'와 '운율'이다. 모든 시의 시인들은 자기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반복적으로 시에 써 넣습니다. 부모님들께서도 중요한 말을 할 때는 똑같은 말을 여러번 하시잖아요? 그거랑 똑같다고 보시면 되죠. 그리고 운율 형성 중요합니다. 똑같은 말을 여러번 쓰면 운율이 생겨요. 운율은 쉽게 얘기하면 리듬감입니다. 랩 가사에 보면 라임을 맞추잖아요? 예를들어 아이유 노래 슈가 랩 파트의 '작별은 마치, 재난문자 같지, 그리움과 같이, 맞이하는 아침'이라는 가사를 보면 마지막을 전부 '치'로 끝내서 라임을 맞췄어요. 거기에 강세를 넣어 발음하면 리듬감이 생기죠. 시에서도 마찬가지에요.
3) 시의 특징
- 너의 올바른 행동들을 반복적으로 나열하고 본받고 싶은 나의 마음을 드러낸다.
- 너는 참 바보다를 반복해서 운율을 느끼게 한다.
- 반어법을 활용하여 너의 착하고 정직한 행동을 강조한다.
2. 공부포인트
1) 반어법 예시 확인하기
제일 중요한 것은 반어법입니다. 반어법이 잘 드러난 시를 연계해서 출제할 수 있어요. 보통 중학교 내신에서는 사전에 추가 지문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. 두 작품에서 드러난 공통적인 표현법을 찾아보세요.
* 반어법 시 예시 : 나 보기가 역겨워 /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. -진달래꽃, 김소월
2) '너'에 대한 '나'의 생각에 대해 말장난 조심하기
말장난을 조심하세요. 가령 이런 부분이요. '내가 아무리 거짓으로 허풍을 떨어도/눈을 동그랗게 뜨고 머리를 끄덕여 주는/너는 참 바보다.' 부분에서 '나는 너의 어리숙하고 순수한 모습을 안쓰럽게 여긴다.' 이런식으로 중간에 '어리숙', '안쓰럽게'와 같은 단어를 넣어서 순식간에 틀린 답을 만들어내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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